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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를 대표하는 소설,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훌륭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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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KvvY892 작성일24-01-05 23:19 조회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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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jpg 중남미를 대표하는 소설,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훌륭한 이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쓴 <백년의 고독>은 중남미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영향을 미친 대단한 소설이다. 어느 뛰어난 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도 첫 문장이 굉장히 유명한데, 이 글에서는 소설의 원문을 번역해가면서 그 위대함을 해설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어떤 내용인지 한국어로 먼저 알려주겠다. 한국어로 된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 (민음사, 조구호 역 / 직역에 가까운 번역이다)




스페인어로 된 원문은 다음과 같다.


Muchos años después, frente al pelotón de fusilamiento, el coronel Aureliano Buendía había de recordar aquella tarde remota en que su padre lo llevó a conocer el hielo.









나선형 시간.jpg 중남미를 대표하는 소설,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훌륭한 이유





1. 나선형 시간을 형성하는 모호한 시간 표현들




 일단, 주목해야 할 부분은 Muchos años despuésaquella tarde remota를 같이 쓰고 있다는 점이다. 첫 문장부터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작품의 타임라인을 불분명하게 설정했다. 많은 세월이 지난 뒤라는 말을 사용해서 서술자가 말한 시점보다 미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문장을 시작했지만, 문장의 끝에서는 다시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가 먼 옛날을 떠올렸다라는 표현을 통해 다시 미래 시점에서 다시 과거로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상반되는 표현들을 사용했기 때문에 대체 서술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점이 어느 시간대인지 일부러 알기 어렵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 문장 안에서는 서술자가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현재와, 총살형 직전의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미래와, 아버지와 얼음 구경을 하는 대령이 과거가 공존하고 있다. 다양한 시간대가 한 문장에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소설은 시간이 직선적인 시간대로 진행될 것이 아니라 백년이라는 시간 안에서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공존하는 나선형의 모습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는 걸 첫 문장부터 깔고 간다.













총살형.png 중남미를 대표하는 소설,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훌륭한 이유



2. 고독함을 상징하는 죽음의 순간



 그 다음에 주목할 부분은 frente al pelotón de fusilamiento,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서 있다는 대목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 하면 바로 이 작품의 주제가 고독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총살형을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인간. 그 사람은 누구도 구원해줄 사람이 없으며 홀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바로 고독의 이미지다. 따라서 이 몇 단어를 통해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암시를 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제인 고독에 대한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첫 문장부터 형성하고 있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jpg 중남미를 대표하는 소설,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훌륭한 이유



3. 우리가 이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다음에 주목할 부분은 Aureliano Buendia라는 대령의 이름이다. 사실 우리가 번역본을 읽을 때 가장 간과하는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외국 이름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으면서 누가 누구인지 파악하기에 급급하지만, 사실 그 등장인물의 이름은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 의해 지어진 이름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Aureliano라는 이름은 라틴어의 황금을 뜻하는 "Aurum"에서 유래된 이름이고, Buendia는 스페인어로 말 그대로 "좋은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어권 독자가 이 이름을 보게 되었을 때, 왜 작가는 황금과 좋은 날이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이름에 유토피아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또한,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미래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작중에서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는 자신이 생각하는 사상(유토피아)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고, 나중에 황금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는 그의 운명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치밀하게 계산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천일전쟁.jpg 중남미를 대표하는 소설,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훌륭한 이유





4. 콜롬비아의 역사를 담고 있는 대령이라는 계급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를 수식하고 있는 단어가 el coronel, 즉, 대령이라는 게 인상적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독자들은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무슨 일을 했길래 대령이라는 고위 계급이 처형을 당할 위기에 몰린거지?' 하지만 콜롬비아 사람들이나 콜롬비아의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을 눈치챌 수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이 연출된 이유는 1899년 콜롬비아 자유당이 보수당의 집권에 반발하여 무장 봉기를 하면서 발발한 내전, 천일전쟁이라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모델은 천일전쟁에 참전했던 가르시아 마르케스 외할아버지와 천일 전쟁에 쿠테타를 일으켰던 자유파 지도자인 라파엘 우리베 우리베 장군을 합쳐서 만들었다. 따라서 우리는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총살 당할 위기에 놓인 이유가 자유당의 입장에서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처럼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단순히 이 소설이 환상의 영역을 다루는 소설이 아니라 자신의 조국인 콜롬비아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라는 걸 대령이라는 단어와 처형 당할 위기라는 것만으로 암시하고 있다.

 

 





얼음.jpg 중남미를 대표하는 소설, <백년의 고독>의 첫 문장이 훌륭한 이유



5. 마술적 사실주의의 세계로 끌고 들어가는 얼음


 마지막으로 su padre lo llevó a conocer el hielo 부분을 중요하게 봐야한다. 자 상황을 정리해보자,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총살 집행대원들 앞에 서서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había de recordar"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해야 했다라는 의미로, 직역하자면 "기억해야만 했다"라는 강력한 단어를 사용했다. 한마디로, 대령은 지금 죽음을 앞두고 주마등 같은 걸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하필 그 기억이 옛날에 아버지와 함께 얼음 구경을 갔던 기억이다. 죽음 앞에서 기억나는 가장 강렬했던 기억이 얼음 구경을 갔던 기억이라니.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다. '아니 얼음이 뭐가 그렇게 신기한 거라고 죽기 직전에 그런 생각이 나지?'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은 작중 배경인 마꼰도는 얼음이라고는 꿈도 꿀 수 없는 열대 기후의 늪지대 지역에 위치한 곳이다. 따라서 마꼰도 사람들에게 얼음이라는 건 말이 안되는 환상과도 같은 존재다. 따라서 얼음을 부엔디아 가문 사람들이 처음 봤을 때, 거대한 다이아몬드라고 착각했으며, 처음 얼음을 만져봤던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차가움을 처음 느껴 "펄펄 끓고 있다"고 표현한다. 대령에게는 그 경험 자체가 너무 신비했기 때문에 죽음의 순간 때도 기억나는 강렬한 기억이 된 것이다. 따라서 첫 문장에서부터 작가는 이 소설 전체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신비한 세계, 즉, 마술적 사실주의로 전개될 것이라는 걸 암시하며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이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 것이다.



 이처럼 문학은 한 문장에도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매번 이렇게 읽기는 힘들긴 하다. 처음에는 이야기랑 인물들을 머릿속에 넣기도 급급하니까. 하지만 만약 정말 맘에 든 책이 있다면 다시 천천히 의미를 음미하면서 읽어본다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맛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 새해에는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이번에는 내가 보지 못한 무언가를 찾아보며 다시 읽어보는 건 어떨까?





이번 글은 진짜 빡세게 썼습니다...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많은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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